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건 광우병과는 아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이며 엠비씨의 그 방송은 지나치게 자극본위로 본말을 호도한다 라고 말하고싶다.
낮고 무거운 음악을 깔고 단 한건의 실험결과나 믿을만한 보고서도 없이 '유전자','조작','위험'만으로 도배된 이 방송을 보면서 또 얼마나 많은 애엄마들이 부들부들 떨고있을까를 생각하니 안그래도 피곤한 사람들에게 왜 결론이 나지도 않은 고민거리를 던져주는가 라는 생각이 들 뿐. 목화를 먹고 자빠진 털빠고 피흘리는 양들을 보고 얼마나들 놀랐을지.
살충성분을 발하게 조작된 옥수수는 벌레가 먹으면 죽는다. 이런데 과연 인간이 먹으면 안전할까? 라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그야말로 아연실색. 이게 대체 무슨소린가. 양파를 먹은 개는 혈구파괴를 일으켜 죽음에 이르니 인간에게 양파는 극약인가? 유전자 조작이란건 글자그대로 유전자레벨에서의 염기서열에 다른 서열을 첨삭하는 과정이다. 고등학교레벨의 생물학 지식만 있어도 알 수 있는 어찌보면 순수한 디지털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첨삭과정에 이종간의 특징, 혹은 동종간의 장점등을 발현/부각시키는 과정이 간단히 말 할 수 있는 유전자 조작의 과정이다. 옥수수가 특히 다루어 지는 이유는 현재 전 세계를 움직이고 있는 가장 중요한 곡물이기 때문이며 사료, 나아가서 대체에너지 개발의 근본자원중 하나이기때문이다.
실제로 우리가 당장 걱정해야 할 부분은 유전자변형곡물(여기선 동물은 논외로 하기로한다.)의 경작면적이 넓어지고 종자가 퍼져나감에 따라 발생하는 종지배나 생태교란등에 관한 2차결과이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그러하다. 눈에 띄는 문제가 나타나는 부분이 그쪽이기 때문에. 현재 과학으로 밝혀 낼 수 있는 GMO곡물의 위험성은 아직은 뚜렷하게 검증 할 수 없다. 이 부분은 다큐에서 다룬것처럼 회사가 숨기고 정부가 방만하고 과학자가 멍청하여 밝혀내지 못하는것이 아니다.
'수확량을 높이기위하여 병충해내성을 높이고 추위에 강하게 만들기 위하여 유전자를 건드린 곡물에서 추출한 당에 원 접목유전자의 살충성분과 한류어종의 비린내가 남아있을리가 없으니 검증이 안되는' 것일뿐이며 우리가 음식을 섭취할때 그 음식내의 뉴클레오티드가 그대로 구조를 유지하고 흡수되어 우리 DNA와 결합하는게 아니니 개체실험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리 만무하고 이러한 특징이 가공식품을 타고 내려가 유전될 리 만무하니 말이다. 물론 이러한 결론은 현대생물학에 기반을 두었고 진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레벨의 반론에 대해서는 그 내용검증까지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릴테니 아래쪽에서 이야기하기로 하고..
초파리 실험? 목화경작지의 죽어자빠진 양들? 쌩판 비전문가인 내가 그 결과에 대해 반론을 제기해도 열두어가지는 제기할 수 있겠다. 아니 그런 조건에서의 실험을 과연 실험이라고 할 수나 있는지. 실제 식품공학이나 유전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보기엔 얼마나 한심할까. 과학적인 과정이란 부분에 전혀 관심없는 사람이라면 그 방송 보고 저거 먹으면 내 가슴에서 체스트버스터가 튀어나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게 당연할 정도였으니.

그러나 이미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는 유전자조작 품종의 도움 없이는 해결불가능할 정도의 곡물소비의 흐름에 올라탄 지 오래이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자세는 포괄적인 GMO품종의 시장지배 현황에 대한 공론화와 단 1페이지도 제대로 검증된적이 없는, 환경단체가 끊임없이 주장하는 위험성에 관한 구체적인 검증(이는 아주 오래걸릴것이다), 2차,3차적으로 환경에 미칠 영향에 관한 고찰이지 대책없고 근거없는 자료에 의거한 미디어 폭력이나 집단행동이 아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이건 광우병과는 완전히 다른문제이다. 당과 전분을 사용하는 거의 모든 식품제조업체들과 유통업체들이 당면한 문제이며 피상적인 정의감이나 공포심으로 사태를 몰아갈 성질의 것이 아닌것이다. 1998년 포르말린이 검출된 통조림사태의 결말이 어떻게 났는지 기억하는사람이 몇이나 되는가. 사람들은 그냥 더러운 통조림이 있었구나라고밖에 기억하지 못한다. 미디어의 포화와 겁에 질린 시민들의 외면에 무혐의 처분을 받고도 줄도산한 업체들만 남았을 뿐.
누구를 탓할것인가. 자연상태의 생물에 잔류되어있는 포르말린의 양따위를 어떤 일반인이 신경이나 쓴단말인가. '포르말린 통조림' '고름 우유' '쓰레기 만두' '살충제 옥수수' 한마디면 게임이 끝나는걸 알고 있으면서 무책임하게 그러한 단어를 사용하는사람들에게 그 책임이 없다 할 것인가.
유전자 조작의 레벨은 매우 다양하며 이로 인해 나온 산물은 이미 우리 생활의 일부라고 할만큼 많은 퍼센티지를 차지한다. GMO곡물의 문제는 결국 언젠가는 표면으로 부상하게 되어있고 작금의 사태를 볼 때 내 예상보다 그 시기가 훨씬 빨리 도래 할 수도 있다. 과연 온 국민의 촛점이 여기에 맞춰져 있을때 우리는 얼마나 합리적으로 그 상황에 맞설 수 있을것인가. 미국소고기처럼 자율수입규제하고 포장에 표기한줄 추가해서 해결하려 들 것인가. 우리가 비합리적으로 접근하면 문제당사자들도 비합리적으로 해결하려 들 것이 자명하다. 저주처럼 떠돌아다니는 수많은 알러지에 관한 이야기, 암, '우리가 개구리유전자와 짬뽕된 곡식을..'하는 식의 선정적인 타이틀들은 만에 하나, 정말 만에 하나 진짜로 GMO위기가 현실이 되었을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리 수집한 데이터, 미리 만들어놓은 제1, 제2의 대비책, 미리 검증해놓은 자료, 미리 추론해놓은 결과들이 우리를 보호해 줄 것이다.
합리적인(또는 합의되어있는) 근거없이 결론을 유도하는 식의 경고성 방송은 제발이지 이제 그만 하자. 하려면 우리가 당뇨병이 무섭다고 대변에나 살고있는 대장균에 유전자조작으로 얻어진 인슐린으로 연명해야하나 따위의 특별방송을 먼저 하던가. 지금으로써는 GMO보다 그런 넘겨짚기 보도가 육만배는 위험해보인다.
trackback from: GMO에 관한 짧은 이야기
답글삭제그저껜가. 티브이에 GMO 옥수수에 관한 다큐를 방송하길래 죽 지켜봤다. 어느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그 두려움과 위험성에 관해 매우 강조하며 이것을 과연 먹어도 좋은가 에 대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