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쨌든 물어서 들어볼 스피커 없음. 앰프도 워낙 소박한 물건이라 입력단자도 1,2 있긴 한데 바나나잭 이외에는 없고... 출력단자도 생 스피커선을 까서 물어야 하는 손많이 가는 놈이었더랬다.
그냥 잊고 기회되면 세팅하자 하고있었는데, 이번에 여차저차해서 영국의 모니터오디오라는 스피커라면 흠좀먹어준다는 브랜드의 유명한 모델 하나를 구하게되었다. BR2 (Bronze Reference)라는 모델인데, 스피커리뷰 사이트마다 쌍엄지를 올려주며 여기서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고싶으면 천파운드 단위가 들어갈것이다 라는 쟁쟁한 놈.
앰프 자체가 바이와이어링을 지원하지않으니 그냥 카나레 2심(솔직히 케이블 이정도면 난 괜춘하다 했는데 집좋고 공간많은 사람들은 케이블에만 수십만원씩 쓰니 이세계도 미치면 금방 거덜날듯)짜리를 10미터 사서 오늘 이렇게 저렇게 연결해놓고 최초로 청음.
앰프의 진공관 두개에 불이 들어왔고 분명 음악도 플레이되고있는데도 소리가 나지않는다. 볼륨을 최고로 올려도 귀를 바싹 가져다대야 모기 숨소리만한 소리가 나오는수준. 아아 역시.. 분명 스피커 허용 임피던스하고 와트수 내 였는데 앰프가 너무 허약한가.. 라고 생각하다가 번뜩 뒤통수를 때리는 무언가가 있어서! 앰프 입력전환스위치를 올렸더니 콰쾅----------!! 하고 때려주는 엄청난 저음. 아욱...
지금 반젤리스의 블레이드러너 OST를 걸어놓았는데 레이첼의 테마가 이런노래였나 싶다. 푹빠져서 듣다보니 벌써 마지막곡. 빗소리로 시작하는 노래의 빗소리가 마룻바닥에 떨어지는듯 선명하고.
내가 납땜질하며 만든 앰프가 잡음하나 없이 이렇게 좋은 소리를 내주다니. 스피커가 좋다고 해도 이렇게 고마울데가. 잘 모르긴 하지만 분명 내가 그냥 돈질로 이만한 소리를 듣고싶었다면 몇배가 들었을게 분명하니..

지금 듣고있는 팻 메스니의 One Quiet Night는 기타넥을 따라다니는 손가락까지 느껴진다. 과장 아니고 진짜로.
매니아들이 좀더 좀더를 외치며 거금을 투자하는 기분을 약간이나마 알것같달까.
하지만 지금은 이정도 세팅에도 만족감 1500%. 평수는 좁지만 천정이 5미터 가까운고로 소리도 잘울리는것같고..
한가지 걱정이라면 옆집 방음도를 전혀 알수없어서 음량한계를 모르기때문에 얼마까지가 괜찮은지 알수없는점. 시끄러워도 참고있는거라면 미안한데..
올 후반기에 가장 마음에 드는 지출이 되버린 내생애 최초의 하이파이(?) 만세.




